• 최종편집 2026-03-2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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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회사법인 그린피엠의 문병근 대표, 그는 원래 호텔과 골프장, 건설 등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관광레저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막걸리는 소싯적부터 좋아했다고 한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전날도 오랜 죽마고우 술친구와 함께 여러차를 내달렸다고 한다. 인터뷰중에도 시음을 함께 하며 막걸리병을 연이어 돌려 땄다.


“이렇게 막걸리 먹을 때가 젤 좋지 않나요?”


막걸리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다. 속으로 맞는 말이란 생각을 하면서도, 인터뷰중에 쉽게 나올 법 하지 않는 사적인 이야기같아 뜨아한 표정을 짓자, 부연설명을 한다. 

“아직 건강하니 마실 수 있는 것이구요, 또 좋은 사람이 있으니 즐겁게 마실 수 있으니 말이죠.”


알고보니 전날 함께 한잔 했다는 죽마고우가 선양소주 조웅래 회장이었다. 같은 경남 함안 출신인데, 마산고 동창이기도 하다.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다니던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시작한 IT콘텐츠사업으로 돈을 많이 번 조회장은 아무런 연고도 없던 대전충청의 향토기업인 선양소주를 인수해 주류업계에 진출한 괴짜이자 역발상 창의경영으로 성공한 대표적 인물.


2006년부터 사비를 들여 계족산 황톳길을 조성하고 숲속 음악회를 개최하며 맨발걷기의 성지로 만든 것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일화다. 최근에는 최저 도수, 최저 칼로리 소주와 감각적 마케팅으로 지방소주로서는 드물게 난공불락같은 수도권 공략에 성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천도자예술마을 인근에 중세 성곽을 닮은 건물이 양조장이다.

얼마 전 조웅래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공부를 지지리도 안했다. 고교시절 공부 안 하고 친구들과 술 많이 마셨다. 대학 시절에는 학사경고도 두번이나 받았다. 그렇게 술 좋아하더니 결국 주류회사 운영하게 됐다”라고 토로했는데, 가까운 술 친구 한 명이 바로 문병근 대표였던 것.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양평을 넘어 춘천공장과 천안공장까지 세우며 전국구가 된 지평막걸리를 키우는데 일조한 것도 문병근 대표다. 몸 담고 있던 계열사 골프장 중 하나인 양평TPC를 오가던 2000년초 지평막걸리를 처음 접하고는 그 맛이 마음에 들어 여러 골프장과 연결했는데, 그 맛을 본 고객들이 입소문을 내고 다시 찾으며 서울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 


지평막걸리는 2010년 3세 경영체제가 되며 요즘 입맛에 맞게 도수를 낮추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더욱 사세를 떨치게 되었지만, 문대표는 당시의 옛맛을 잊지 못한다. 그가 직접 자신의 입맛에 맞는 막걸리를 만들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양조장을 이천에서 시작하게 된 것은, 오랜 기간은 아니었지만, 제가 이곳의 한 호텔 사업장에서 일하며 물이 좋다는 것을 직접 느꼈기 때문입니다. 양조장을 만들며 지하수를 개발했는데, 역시나 물맛이 너무 좋더군요. 쌀도 중요하지요. 제가 계산해 봤더니, 6도 이천미생막걸리 기준 막걸리 한병에 쌀이 133g 들어가더군요. 햇반으로 따지면 작은 공기 하나(130g) 이상입니다. 그만큼 쌀과 물이 중요한데, 저는 이곳의 좋은 물과 쌀로 이천을 대표하는 막걸리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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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인 ODM방식 콜라보 막걸리로도 승부


막걸리 마실 때 가장 행복하다는 문병근 대표

농업회사법인 그린피엠에서 현재 선보이고 있는 막걸리는 3종이다. 문병근 대표의 철학이 담긴 막걸리이자 베스트셀러는 역시 ‘이천미 금정산생누룩막걸리’(6도). 이 막걸리는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 전통 막걸리 애호가 사이에서 평판이 좋다. 


“저는 단언코 여러 음식과의 페어링이 좋은 막걸리라고 확신합니다. 지금 시장을 장악한 주요 막걸리들이 달짝한데, 이러한 막걸리는 음식과는 맞지 않지요. 특히 저는 회를 좋아하는데, 달짝지근한 막걸리와 먹으면 회맛 잃어버리게 돼요. 저희 막걸리는 입맛을 돋우는 게 특징이기에 회 하고도 어울립니다.”


‘이천미 생막걸리’(6도)는 아스파탐을 넣지 않아 좀 더 깔끔한 맛이다. 쌀과 누룩 본연의 맛과 향이 살아있다. 이 2종의 가격은 판매처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3000~4000원 선. 필자는 지난해 가을, 서울 도곡동에서 열린 마을축제에서 1만원에 3병을 특템한 기억이 있다.


‘이천미 예술’(14도)은 막걸리 원주를 그대로 담아낸 프리미엄 막걸리로 묵직한 맛을 자랑한다. 감미료는 일체 첨가하지 않았다. 기호에 따라 얼음을 넣거나, 이천미쌀막걸리와 섞어마셔도 좋다.


그런데 문제는 개량누룩(입국)과 감미료로 달달한 막걸리에 익숙한 이들에게 전통 누룩 특유의 시큼한 맛이 익숙치 않다는 것. 흔히 입국, 개량누룩이라고 부르는 입국은 공장에서 대량생산한다. 손쉽게 균일한 맛을 내는 것은 장점이지만, 대신 어디서 술을 빚었던 간에 맛이 획일적이다. 다만 어느 제품이 더 달고, 덜 달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반면 전통방식으로 띄운 누룩은 공기 중의 다양한 미생물, 곰팡이 균들이 날아가 날씨와 습도 등 자연조건에 따라 자연스럽게 누룩에 흡착된다. 다양한 균이 많다는 것은 유산균 함량을 풍부하게 하며, 강한 신맛의 이유가 된다. 이것이 전통 누룩의 특징이자 매력이기도 하지만,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문대표는 막걸리에 대한 샘솟는 열정과 도전으로 행복해 보인다.

“저는 물론이거니와 제 주변의 마니아들은 산미 있는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양조장을 몇 년 운영하다보니 제 철학대로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건강한 자연의 맛인 스테비아를 활용해서 산미를 잡고 자연스럽게 상큼한 단맛을 낸 막걸리 개발을 완료하고 조만간 출시 예정입니다.”


문대표는 젊은 감각의 새 제품 출시와 함께 현대적 자동화 생산시설과 제조 노하우의 강점을 살린 협업 제품으로도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얼마전 신세계 정용진 회장이 SNS를 통해 ‘용평에 와서 이 막걸리 한번 먹어봐라, 예술이다’라고 극찬한 ‘발왕산막걸리’나, 성시경이 참여했다고 화제를 모은 ‘경탁주’ 모두 기존의 양조장에서 위탁생산한 제품들. 


이천미생막걸리를 만드는 그린피엠은 이미 레진코믹스의 유명 웹툰 ‘야화첩’과 협업한 막걸리, 그리고 롯데백화점과 넷플릭스와 협업한 ‘종이의집’ 막걸리 스페셜 패키지 등다수의 콜라보 막걸리 제품을 내놓은 전력이 있다.


“흔히 OEM방식(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이라고 하지만, 저희의 경우는 정확히 ODM방식(제조업자 개발 생산)이 될 겁니다. 이미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막걸리에 대한 샘솟는 열정과 도전으로 이미 행복해 보이는 문대표이지만 소박한 꿈이 하나 더 있다.


“양조장 주변에 땅이 좀 더 있습니다. 그곳에 풋고추 등 여러 농작물을 심어, 어르신들이 텃밭에서 맘껏 딴 안주와 막걸리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낭만과 추억의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집에 돌아갈 때 반값으로 파는 막걸리 한두병 사가시면 만족하구요.”  


그러고 보니 시골서 어렵게 자란 두 친구의 괴짜 기질이 닮아 있다. 사재를 털어 모두가 드나드는 산에 황톳길을 일군 소주회사 대표, 도심의 지친 어르신을 위한 추억과 낭만의 무료 농원을 만들려는 막걸리회사 대표. 그렇게 좀 더 살맛나고 술맛나는 세상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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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근 이천미 생막걸리 대표의 야심작 3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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