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2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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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르는 강물을 보며 마시는 동정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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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에서 바라본 북한강

 동정춘이라는 술 이름에 호감이 간다. 며칠 전 남이섬에 갈 때, 직접 빚은 동정춘 한 병을 가방에 넣었다. 파전을 안주로 시켜 동정춘을 종이잔에 따라 먹었다. 5월의 남이섬은 신록이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 변신한다. 춘색은 완연하고 봄바람 불어오는 북한강 어귀에서 마시는 동정춘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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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주로 빚은 동정춘과 파전 안주

 몇 년 전 중국 호남성 악양시에 있는 악양루를 찾아갔던 기억이 났다. 악양루를 찾아간 것은 두보 시 때문이다. 동정호를 한번 보고 싶었다. 당나라 시인 두보(712~770)詩聖으로 통한다. 악양루에 올라가면 그의 시가 적힌 현판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이 시는 두보의 애국충정이 리얼하게 나타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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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루에 올라 바라본 동정호

 문청 시절 동정호는 판타지였다. 그해 여름 악양루에서 바라본 동정호는 실망스러웠다. 준설공사를 하느라 흙탕물이었고 주변에 고층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두보의 시상에 등장하는 동정호와는 물빛이 달랐다. 이제 동정춘은 감칠맛 나는 막걸리로 남아 시상을 복돋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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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동정춘은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마시는 게 제격이다. 북한강은 오월의 햇살을 반짝이며 흘러간다. 우리 인생도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동정춘을 마시며 두보 시를 다시 읊조려 본다.

  

登岳陽樓  

악양루에 올라

 

昔聞洞庭水 今上岳陽樓

옛적에 동정호에 대해 들었는데

이제야 악양루에 올랐구나.

 

吳楚東南坼 乾坤日夜浮

오나라와 초나라는 동남으로 갈렸고

하늘과 땅과 낮과 밤이 부질없이 떠있구나.

 

親朋無一字 老病有孤舟

친구 편지 한 장 없고

늙은 몸 의지할 곳은 외로운 배뿐인데,

 

戎馬關山北 憑軒涕泗流

군마들이 관산의 북쪽에서 전쟁 중이라,

난간에 기대어 눈물 흘리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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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에서 동정춘을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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