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2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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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 속에 잠긴 아낙네들의 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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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내를 돌아다녔던 재첩국 장사들

 

'소울 푸드'는 원래 미국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역사와 문화, 지혜가 담긴 전통 요리를 의미한다. 오늘날에는 개인에게 심리적 위안과 추억을 주는 음식을 통칭하는 넓은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소울푸드는 개인의 성장 과정, 가족과의 추억, 특정 경험과 연결되어 있으며 정서적인 안정감과 만족감을 제공한다

반드시 고급 음식이거나 특별한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소박한 음식일지라도 개인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향 부산에 가면 재첩국을 사먹는 일이 습관처럼 되었다. 나에게는 고향의 소울 푸드다. 70년대 산업사회의 일터로 진입하지 못한 아낙네들은 재첩국 장사로 생계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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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첩망

 

부산의 산비탈 마을에서는 재첩국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재첩국 사이소를 외치는 아낙들의 숨소리로 아침이 열린다. 해질 무렵 낙동강 하구 모래펄에 재첩배가 들어온다. 큰 솥에 재첩국을 끓이면서 아낙네들의 일과가 시작된다.

통금이 풀리면 뜨거운 재첩국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나가 버스를 타고 시내로 진입한다. 그 뜨거운 재첩국 만큼이나 그들 삶은 고달팠다. 국을 쏟아 화상을 입기도 하고, 고무신 신고 산비탈을 오르내리느라 고꾸라지는 일도 허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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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첩국

 

이들은 아침밥 짓기 전에 각자 맡은 마을로 들어선다. 대티고개를 넘어 대신동, 보수동, 아미동 등 주로 산동네를 다녔다. 대티고개는 한 때 재첩고개로 통했다. 그들에게는 눈물고개였을 것이다.

재첩도 이제 중국산에 밀려 토종을 구하기 힘들지만 그 맛은 여전하다. 재첩국을 한 술 들 때 마다 재첩국 사이소를 외치는 아낙네의 쉰 목소리가 귀에 선하다. 그 맛은 여전히 추억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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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맛, 부산의 소울푸드' 재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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