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가공식품, 실제 나이보다 몸이 더 빨리 늙어
바쁜 현대인의 일상을 책임지는 편의점 도시락, 냉동 피자, 가공 소시지 등 이른바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 UPF)’이 단순히 살을 찌우는 것을 넘어 우리 몸의 노화를 직접적으로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며 경종을 울리고 있다.
초가공식품이란 원재료에 설탕, 소금, 기름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요리에는 쓰이지 않는 감미료, 착색료, 유화제 등 합성 첨가물을 대량 넣어 공장에서 제조한 식품을 말한다. 최근 영양학계의 화두는 이 식품들이 인간의 생물학적 나이*를 실제 나이보다 훨씬 앞당긴다는 점이다.
스페인 나바라 대학교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하루 3회분 이상의 초가공식품을 섭취하는 그룹은 적게 섭취하는 그룹에 비해 텔로미어(Telomere)가 짧아질 확률이 무려 82%나 높았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단에 위치하여 세포 분열 시 유전 정보를 보호하는 덮개 역할을 하는데, 이 길이가 짧아진다는 것은 세포의 수명이 다했다는, 즉 '노화'의 직접적인 지표가 된다.
초가공식품이 노화를 촉진하는 메커니즘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정제 설탕과 유화제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파괴하고 장벽을 약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혈액으로 흘러 들어간 독소는 몸 전체에 미세한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를 '인플레메이징(Inflamm-aging, 염증성 노화)'이라 부른다.
고온에서 가공된 초가공식품에는 '당독소'라 불리는 최종당화산물이 풍부하다. 이는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을 파괴해 주름을 만들고, 혈관을 딱딱하게 굳게 하여 신체 전반의 기능 저하를 불러온다.
전문가들은 노화를 늦추기 위해선 식단의 '가공 단계'를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전문의는 "초가공식품은 영양 불균형을 넘어 세포 수준의 손상을 입힌다"며 "노화 방지를 위해 고가의 화장품이나 영양제를 찾기 전에, 원재료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는 '자연식품' 비중을 높이는 것이 가장 강력한 항노화 비법"이라고 강조했다.
오늘 점심, 간편하다는 이유로 집어 든 가공식품 한 끼가 당신의 세포 시계를 조금 더 빨리 돌리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