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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불허전 명주 '수정방' 탐방기
    중국 쓰촨성 청두에 있는 수정방박물관 안에는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찾은 날은 6월13일 오후 최고기온이 36도 였다. 입구로 들어서자 잘익은 누룩향과 백주향이 코를 찔렀다. 전시관은 무료 관람이지만 양조장 현장을 보려면 50위안짜리 티켓을 사서 가이드와 동행해야 한다. 이날은 관람객이 없어 나 혼자 가이드를 독점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듣기 위해 휴대폰 번역기를 사용했다. 중국에서 ‘백주’라고 하는 증류주의 등장은 주류 제조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청두에서 생산되는 수정방은 속칭 ‘슈주’(촉주 蜀酒)라 불린다. 촉은 삼국시대 유비가 세운 나라이고 성도가 수도였다. 성도를 촉도라 부르기도 한다. 가이드가 ‘누룩은 술의 뼈’라고 적힌 설명판을 손가락으로 가르쳤다. 수정방의 누룩(曲)제조 기술은 정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품질 밀을 엄선하여 매화 꽃잎 모양으로 으깨고, 일정 비율의 물을 넣어 반죽한다. 잘 섞은 밀가루를 틀에 넣고 발로 여러 번 밟아 벽돌 누룩을 만든다. 이 누룩을 누룩실에 넣어 세균을 배양한다. 세균 배양은 건조, 뒤집기, 쌓기, 굽기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누룩은 두 가지로 나뉜다. 복숭아꽃이 만개하는 3월에 생산되는 중온 누룩은 복숭아꽃 누룩이라고 하고, 한여름에 생산되는 고온의 누룩은 복곡(伏曲) 즉 ‘복누룩’이라고 한다. 이렇게 재배된 누룩은 ‘진곡’(陳曲)"이라고 불리는데 3개월 이상 숙성한 후에야 술을 빚을 수 있다. 이때 복숭아꽃 누룩과 복누룩을 계절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섞어서 빚는데, 이렇게 빚은 술은 각기 다른 풍미를 지닌다. 발효 구덩이 기술이 술맛 좌우 발효된 쌀에 재료를 넣고 공기를 테스트한 후 쪄낸다. 찜통의 용량에 따라, 지게미 더미의 크기를 육안으로 정확하게 가늠해야 한다. 재료를 넣은 후, 찜통 하나당 지게미가 세 국자 이상 또는 이하로 남아서는 안된다. 이는 스승에서 제자로 전수되는 진정한 기술로, 흔히 ‘쌓기’라고 한다. 지게기를 섞을 때는 덩어리 없이 빠르게 퍼내야 한다. 지게미, 곡물, 껍질은 흰 알갱이와 노란 겨가 고르게 섞어야 한다. 수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양조사들은 표면을 제거하고 바닥만 남기고 남은 지게미를 다른 재료와 ‘섞고 쪄서’ 다음 발효 단계로 넘어간다. 이렇게 하면 발효조의 지게미에는 항상 이전 발효의 맥즙이 담겨 있게 된다. 발효조에 지게미를 먹이는 이 과정은 매년 반복된다. 이를 통해 발효조 진흙 속 미생물이 지속적으로 최적화되고 숙성되어 명주 특유의 풍미가 대대로 전해진다. 이것이 바로 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천 년 발효조, 만 년 지게미’다 발효 구덩이를 열 때는 삽을 사용하여 발효조 밀봉 진흙을 약 20cm² 크기로 잘라 손으로 하나하나 들어 올리고 남아 있는 지게미를 깨끗이 닦아 지하실 진흙 구덩이에 넣고 부드러워진 후 나중에 사용하기 위해 보관한다. 지게미를 제거할 때는 먼저 관찰하고 냄새를 맡고, 만지고, 맛을 보아야 한다. 지게미는 황금색을 띠고 순수한 향을 지니며, 떫고 신맛이 나야 한다. 기름기가 없고 묽지만 건조하지 않아야 하며, 붉고 맑은 노란색의 걸쭉하고 ‘실이 매달려 있는’ 물이어야 한다. 이렇게 지게미와 물을 구별함으로써 발효의 숙성도를 파악하여 다음 발효에 적합한 재료를 결정할 수 있다. 지게미 더미를 밟을 때는 꾹꾹 눌러 매끈하게 만들고, 익힌 겨로 덮어 술이 휘발되는 것을 방지한다. 발효 구덩이 진흙은 최상급 황토 술의 다양한 풍미 성분은 발효조 진흙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발효조, 즉 발효 구덩이를 만드는 것이 백주 제조의 기초라 할 수 있다. 양조장의 노장들은 "발효조 진흙에는 힘줄이 있고, 벽에는 대나무 못을 박고, 삼베실로 그물을 엮는다"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다. 즉 발효조를 지을 때 황토를 한 겹 한 겹 다지고, 사천 평야 서부에서 나는 대나무를 꺾어 지하실 벽에 힘줄처럼 묻어 두는 것을 의미한다. 나무로 꾹꾹 눌러 편평하게 만든 후 대나무 막대기를 못으로 박는다. 그런 다음 삼베실로 그물을 엮고, 오래된 지하실 진흙과 섞어 지하실 벽에 바른다. 이렇게 하면 발효조 진흙이 단단히 달라붙고, 발효조가 오래될수록 진흙 속의 균주를 반복적으로 배양하고 길들여 오래된 발효조가 완성된다. 수정방의 발효조 진흙은 청두 북부 교외에 위치한 봉황산에서 채취한 최상급 황토로 만들어졌다. 점성이 강하고 철, 칼슘 등 금속 이온 함량이 적으며 불순물이 적고 약산성이다. 이 진흙으로 만든 발효조는 명나라 초기부터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것이 좋은 술의 기본이라고 한다. 다섯가지 곡물에 왕겨 사용 증류 과정에서는 온도를 조절해야 한다. 구전 비법은 흐르는 술의 온도를 본다. 첫 번째 술을 따서 따로 보관하고, 마지막 술은 아래 항아리에 다시 담는다. 중간에 흐르는 술은 따서 따로 두고, 마지막으로 "강불로 산을 씻어내고", 제때 화력을 높여 곡물을 쪄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증류술과 쪄진 곡물이 동시에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농향형 백주의 주요 특징인 혼증혼소(混蒸混燒라고 한다. 청두 평원은 예로부터 풍요의 땅으로 불려 왔다.고품질의 쌀, 찹쌀, 밀, 수수, 옥수수 등 곡물을 엄선하여 양조 원료로 사용한다. 또한 증류 과정에서 술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적당량의 왕겨를 첨가한다. 발효 구덩이는 백주 제조의 기초입니다. 오래된 진흙 구덩이에는 수천 마리의 와인 제조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찌꺼기와 배설물과의 장기적인 접촉으로 인해 강력한 군집을 형성했다. 구덩이가 오래될수록 백 제조 미생물의 종류가 더욱 풍부해지고, 생산된 백주는 향긋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지닌다. "좋은 백주는 오래된 발효구덩이에서 나온다"는 말이 바로 진리다. 수정방은 진흙 가마를 고체 발효 용기로 사용한다. 600년 동안 지게미를 구덩이를 채우고, 구덩이를 지게미로 채우는 방식으로 와인 제조 미생물을 길들여 왔으며, 마침내 독특한 "1등 세균 군집"을 형성했다. 상쾌한 풍미에 깔끔한 여운 수정방은 맑고 은은한 향을 띈다. 꽃, 자두, 건자두 등의 아로마가 느껴지며, 달콤하고 상쾌한 풍미가 입안 가득 채워지고 깔끔한 여운을 남긴다. 수정방은 농향형(浓香) 백주에 속하며 농후하고 풍부한 향이 특징이다. 배와 자두의 과일향이 느껴지며,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수정방은 마오타이나 우량예와 같이 수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다른 중국 명주들과는 달리 짧은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고대 양조장 유적이라는 스토리텔링과 뛰어난 품질, 그리고 고급스러운 마케팅 전략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2006년에는 세계적인 주류 기업인 '디아지오(Diageo)'가 수정방에 투자하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디아지오의 홍보 및 마케팅 지원은 수정방이 국제적인 프리미엄 백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수정방은 전통 기술과 살아있는 배양균을 바탕으로 2000년에 현대적인 명주로 재탄생하여 짧은 기간 안에 세계적인 프리미엄 백주로 성장했다. 현재 판매되는 상품은 7개의 시리즈로 나뉜다. 고가부터 분류하면 울트라 하이엔드, 하이엔드, 대형단일제품, IP, 연회, 미드체인지, 선물상자 시리즈 등으로 나뉜다. 50분간의 관람이 끝나자 시음주 2잔이 제공됐다. 두 잔 모두 80도 짜리로 한 잔은 20년 숙성, 또 한 잔은 6개월 숙성주다. 6개월 짜리를 목으로 넘기자 강렬한 타격감이 느껴졌다. 20년 숙성주는 넘기자마자 온몸으로 퍼지는 부드럽고 시원한 느낌이다.
    • 술 이야기
    2025-06-15
  • 선양오크소주, 출시 3개월 만에 200만 병 돌파
    GS25가 지난 2월 27일 단독 출시한 **'선양오크소주'**가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병을 돌파하며 편의점 소주 시장에 '메기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기존 소주 시장의 판도를 바꾸며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선양오크소주'는 오크통 숙성 쌀 증류식 소주 원액(11%)이 함유된 국내 유일의 오크 원액 블렌딩 희석식 소주로, 640ml 페트 상품으로 처음 출시됐습니다. 이 제품은 '처음처럼', '새로' 등 기존 메가 브랜드 소주들의 판매 추이를 앞지르며 소주 매출 2위 자리를 굳히고 있습니다. 지역 기반의 희석식 소주가 전국구 브랜드의 매출을 크게 넘어선 것은 '선양오크소주'가 최초 사례입니다. 현재 소주 매출 1위는 '참이슬 640ml'이지만, GS25가 '선양오크소주'의 공급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1위 등극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선양오크소주'의 흥행에 힘입어 최근 3개월간 GS25의 전체 소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신장했습니다. 특히 페트 소주 매출이 39.4% 증가하며 전체 소주 매출 성장을 주도했습니다. GS25는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선양오크소주'의 신규 라인업인 360ml 병 소주를 추가로 선보입니다. 이는 소용량 주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것으로, GS25는 병 소주 역시 페트 소주에 이어 높은 매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윤지호 GS리테일 주류팀 MD는 "기존 소주에 오크 원액을 더해 깊은 풍미를 강조하고, 저도주, 제로슈거 등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 전략이 흥행의 원동력이 됐다"며, "앞으로도 '선양오크소주'와 같은 차별화 상품을 발굴해 메가 히트 상품으로 육성하는 주류 구매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술 이야기
    2025-05-26
  • 영동 오드린 와이너리의 문화축제 현장
    지난 5월24일 충북 영동의 오드린 와이너리에서 영동 군수를 비롯 지역 유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영담 문화축제가 열렸다. 이 행사를 주관한 오드린 농업회사법인의 박천명 대표를 만났다. “제 고향 영동이 30년 후면 없어지는 소멸 지역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마을이 없어지지 않잖아요. 이런 문화 행사를 통해서 여기서 살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 수 있다 라고 생각해서 ‘오영담’을 만든 겁니다” 오영담은 ‘오드린 영동을 담다’의 약칭이다. 오드린은 ‘달의 물방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박 대표가 영동에 대해 애착을 갖는 것은 3대를 이어 포도농사를 하고 와인 공장을 운영하는 것과 연관이 깊다. 그의 외조부 손판남씨가 1974년에 이곳에서 포도시배를 하며 가양주인 포도주를 시작했다. 포도와 곶감 작목반도 결성했다. 박 대표의 부친 박삼수 대표가 2대 경영주가 되어 2005년부터 농림부장관상, 포도왕, 영동군민대상 등을 수상했다. 2015년에 월류원을 창업한 것도 포도로 양조까지 염두에 둔 발상이었다. 현재 포도 재배 면적은 1만평 가까이 된다. 와이너리 맞은 편에 월류봉이 우뚝 솟아있다. 박대표는 와인 공부를 하면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와인 사업을 시작했다. 낮에는 포도밭에서 일하고 밤에는 와인 아카데미를 다녔다. 소믈리에 국제 자격증도 취득했다. “저는 평범한 걸 가지고 특별하게 만드는 길을 택했습니다. 10년 전에 캠벨 포도로 포도주를 만든다고 했을 때, 일부 양조자나 소믈리애들이 한 말이 있어요. 그 말도 안되는 와인을 누가 사냐고 그랬어요.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어요.” 오드린은 그동안 베베와인, 베베로제, 베베스위트 등을 시작으로 13종의 와인을 출시했다. 박대표가 가장 애착이 가는 와인은 ‘그랑티그르’(Grand Tiger)라고 한다. 박 대표도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됐다. 오드린의 와인 ‘월류봉’은 2024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한국와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박 대표는 와인 시장에서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만들고 소비자가 만족하면 그게 트렌드라는 것이다. 그는 가장 좋은 포도로 가장 좋은 와인을 만들고 있다고 자부한다. “저는 원재료에 충실하자는 생각입니다. 지금도 매년 5회에서 8회 정도 계속 수상을 하고 있어요. 제 양조 철학은 술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행복을 파는 사람이 되기 위해 고객의 니즈에 맞는 와인을 만들자는 겁니다.”
    • 트렌드
    2025-05-25
  • 도쿄 신주쿠, 日 축제 콘셉트 '여행하는 비어가든 Hello' 개장
    도쿄 신주쿠의 '루미네 신주쿠' 루미네1 건물 옥상에 일본 축제를 콘셉트로 리뉴얼된 '여행하는 비어가든 Hello'가 지난 4월 3일 문을 열고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2022년부터 3년간 약 13만 명의 방문객에게 사랑받았던 기존 공간을 완전히 탈바꿈하여 일본 축제의 활기찬 분위기와 신비로운 매력을 선사하며, 온라인 예약은 3월 17일부터 웹사이트(https://hello-bbq.tokyo)를 통해 받고 있다. 'Hello' 비어가든은 거대한 빛의 조형물과 포토 부스, 그리고 일본 각 지역의 향토 음식에서 영감을 얻은 바비큐 메뉴를 자랑한다. 입구부터 카운터까지 과일 캔디와 교토의 유명 빙수 전문점 '오차토 사케 타스키'의 인증을 받은 빙수 등 일본 축제를 대표하는 다채로운 먹거리와 음료가 가득하다. 또한, 약 5종의 맥주, 160가지가 넘는 칵테일과 사와 음료를 언제든지 즐길 수 있으며, 새로 설치된 툇마루 스타일의 사케바에서는 아라카르트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음료 무제한 서비스와 자릿값만 지불하고 음식은 직접 가져오는 방식으로도 예약이 가능해 편리함을 더했다. '일본 여행' 콘셉트 바비큐와 합리적인 이용 방식 올해는 개폐식 어닝텐트가 설치된 자리를 대폭 확대하여 갑작스러운 비나 강한 햇빛에도 쾌적하게 비어가든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특별한 이벤트들도 마련된다. 6월에는 교토의 유명 빙수 전문점 '오차토 사케 타스키'의 팝업 이벤트가 열리며, 7월부터는 유카타(일본 전통 의상)를 빌려 입고 참가할 수 있는 봉오도리(백중맞이 민속춤) 이벤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방문객들은 재미있고 창의적으로 꾸며진 'Hello'에서 일본의 여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음식 메뉴는 **'일본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먹는 식사'**를 콘셉트로 하여 일본의 다양한 도시와 향토 요리를 모티브로 한 바비큐 세트 형태로 제공된다. 아무런 준비 없이 방문해도 손쉽게 정통 바비큐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상시 준비된 5종 이상의 맥주와 160여 가지 칵테일 및 사와, 그리고 사케바의 음료도 합리적인 세트 요금으로 이용 가능하다. 또한, 본인 취향에 맞는 식재료나 음료를 직접 가져와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즐길 수 있는 것도 'Hello' 비어가든의 큰 장점이다.
    • 술 이야기
    • 맥주
    2025-05-22
  • 오늘연구소, '한 잔 이면 충분하다' 르글라스 철학
    2016년 국내 최초의 와인 프랜차이즈 '오늘, 와인 한잔'으로 전국 120여 개 가맹점을 출점하며 와인 대중화에 기여해 온 오늘연구소가 서울 압구정에 새로운 올글라스 와인바 '르글라스(Le Glass)'를 오픈했다. 이는 지난해 성수동에 선보인 프리미엄 글라스 와인바 '뱅룩(VINLUK)'에 이은 두 번째 올글라스 와인바다. 최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알코올 소비량이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건강하면서도 가치 있는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글라스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는 코스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한 잔씩 페어링하는 방식으로 글라스 와인을 활용하지만, 기존 와인바에서는 글라스 와인의 종류나 품질 선택의 폭이 다소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러한 글라스 와인에 대한 기존 인식을 바꾸고 글라스로 즐기는 와인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자, 20여 년 경력의 와인 전문가 곽성진 이사가 '뱅룩'에 이어 '르글라스'의 콘셉트 기획부터 매장 오픈까지 총괄했다. '르글라스'는 **'한잔이면 충분하다(One Glass is enough)'**라는 콘셉트 아래, 전문가가 엄선한 80여 종의 와인을 한 잔씩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고객이 다양한 브랜드의 명품 글라스 중에서 직접 글라스를 선택하여 와인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르글라스'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 술 이야기
    • 소주
    2025-05-22
  • 남이섬에서 동정춘을 마시다
    동정춘이라는 술 이름에 호감이 간다. 며칠 전 남이섬에 갈 때, 직접 빚은 동정춘 한 병을 가방에 넣었다. 파전을 안주로 시켜 동정춘을 종이잔에 따라 먹었다. 5월의 남이섬은 신록이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 변신한다. 춘색은 완연하고 봄바람 불어오는 북한강 어귀에서 마시는 동정춘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것 같다. 몇 년 전 중국 호남성 악양시에 있는 악양루를 찾아갔던 기억이 났다. 악양루를 찾아간 것은 두보 시 때문이다. 동정호를 한번 보고 싶었다. 당나라 시인 두보(는712~770)는 詩聖으로 통한다. 악양루에 올라가면 그의 시가 적힌 현판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이 시는 두보의 애국충정이 리얼하게 나타나는 작품이다. 문청 시절 동정호는 판타지였다. 그해 여름 악양루에서 바라본 동정호는 실망스러웠다. 준설공사를 하느라 흙탕물이었고 주변에 고층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두보의 시상에 등장하는 동정호와는 물빛이 달랐다. 이제 동정춘은 감칠맛 나는 막걸리로 남아 시상을 복돋울 것이다. 동정춘은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마시는 게 제격이다. 북한강은 오월의 햇살을 반짝이며 흘러간다. 우리 인생도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동정춘을 마시며 두보 시를 다시 읊조려 본다. 登岳陽樓 악양루에 올라 昔聞洞庭水 今上岳陽樓 옛적에 동정호에 대해 들었는데 이제야 악양루에 올랐구나. 吳楚東南坼 乾坤日夜浮 오나라와 초나라는 동남으로 갈렸고 하늘과 땅과 낮과 밤이 부질없이 떠있구나. 親朋無一字 老病有孤舟 친구 편지 한 장 없고 늙은 몸 의지할 곳은 외로운 배뿐인데, 戎馬關山北 憑軒涕泗流 군마들이 관산의 북쪽에서 전쟁 중이라, 난간에 기대어 눈물 흘리누나.
    • 술 이야기
    2025-05-04
  • 문병근 이천미 생막걸리 대표의 야심작 3종
    농업회사법인 그린피엠의 문병근 대표, 그는 원래 호텔과 골프장, 건설 등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관광레저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막걸리는 소싯적부터 좋아했다고 한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전날도 오랜 죽마고우 술친구와 함께 여러차를 내달렸다고 한다. 인터뷰중에도 시음을 함께 하며 막걸리병을 연이어 돌려 땄다. “이렇게 막걸리 먹을 때가 젤 좋지 않나요?” 막걸리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다. 속으로 맞는 말이란 생각을 하면서도, 인터뷰중에 쉽게 나올 법 하지 않는 사적인 이야기같아 뜨아한 표정을 짓자, 부연설명을 한다. “아직 건강하니 마실 수 있는 것이구요, 또 좋은 사람이 있으니 즐겁게 마실 수 있으니 말이죠.” 알고보니 전날 함께 한잔 했다는 죽마고우가 선양소주 조웅래 회장이었다. 같은 경남 함안 출신인데, 마산고 동창이기도 하다.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다니던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시작한 IT콘텐츠사업으로 돈을 많이 번 조회장은 아무런 연고도 없던 대전충청의 향토기업인 선양소주를 인수해 주류업계에 진출한 괴짜이자 역발상 창의경영으로 성공한 대표적 인물. 2006년부터 사비를 들여 계족산 황톳길을 조성하고 숲속 음악회를 개최하며 맨발걷기의 성지로 만든 것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일화다. 최근에는 최저 도수, 최저 칼로리 소주와 감각적 마케팅으로 지방소주로서는 드물게 난공불락같은 수도권 공략에 성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천도자예술마을 인근에 중세 성곽을 닮은 건물이 양조장이다. 얼마 전 조웅래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공부를 지지리도 안했다. 고교시절 공부 안 하고 친구들과 술 많이 마셨다. 대학 시절에는 학사경고도 두번이나 받았다. 그렇게 술 좋아하더니 결국 주류회사 운영하게 됐다”라고 토로했는데, 가까운 술 친구 한 명이 바로 문병근 대표였던 것.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양평을 넘어 춘천공장과 천안공장까지 세우며 전국구가 된 지평막걸리를 키우는데 일조한 것도 문병근 대표다. 몸 담고 있던 계열사 골프장 중 하나인 양평TPC를 오가던 2000년초 지평막걸리를 처음 접하고는 그 맛이 마음에 들어 여러 골프장과 연결했는데, 그 맛을 본 고객들이 입소문을 내고 다시 찾으며 서울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 지평막걸리는 2010년 3세 경영체제가 되며 요즘 입맛에 맞게 도수를 낮추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더욱 사세를 떨치게 되었지만, 문대표는 당시의 옛맛을 잊지 못한다. 그가 직접 자신의 입맛에 맞는 막걸리를 만들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양조장을 이천에서 시작하게 된 것은, 오랜 기간은 아니었지만, 제가 이곳의 한 호텔 사업장에서 일하며 물이 좋다는 것을 직접 느꼈기 때문입니다. 양조장을 만들며 지하수를 개발했는데, 역시나 물맛이 너무 좋더군요. 쌀도 중요하지요. 제가 계산해 봤더니, 6도 이천미생막걸리 기준 막걸리 한병에 쌀이 133g 들어가더군요. 햇반으로 따지면 작은 공기 하나(130g) 이상입니다. 그만큼 쌀과 물이 중요한데, 저는 이곳의 좋은 물과 쌀로 이천을 대표하는 막걸리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강점인 ODM방식 콜라보 막걸리로도 승부 막걸리 마실 때 가장 행복하다는 문병근 대표 농업회사법인 그린피엠에서 현재 선보이고 있는 막걸리는 3종이다. 문병근 대표의 철학이 담긴 막걸리이자 베스트셀러는 역시 ‘이천미 금정산생누룩막걸리’(6도). 이 막걸리는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 전통 막걸리 애호가 사이에서 평판이 좋다. “저는 단언코 여러 음식과의 페어링이 좋은 막걸리라고 확신합니다. 지금 시장을 장악한 주요 막걸리들이 달짝한데, 이러한 막걸리는 음식과는 맞지 않지요. 특히 저는 회를 좋아하는데, 달짝지근한 막걸리와 먹으면 회맛 잃어버리게 돼요. 저희 막걸리는 입맛을 돋우는 게 특징이기에 회 하고도 어울립니다.” ‘이천미 생막걸리’(6도)는 아스파탐을 넣지 않아 좀 더 깔끔한 맛이다. 쌀과 누룩 본연의 맛과 향이 살아있다. 이 2종의 가격은 판매처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3000~4000원 선. 필자는 지난해 가을, 서울 도곡동에서 열린 마을축제에서 1만원에 3병을 특템한 기억이 있다. ‘이천미 예술’(14도)은 막걸리 원주를 그대로 담아낸 프리미엄 막걸리로 묵직한 맛을 자랑한다. 감미료는 일체 첨가하지 않았다. 기호에 따라 얼음을 넣거나, 이천미쌀막걸리와 섞어마셔도 좋다. 그런데 문제는 개량누룩(입국)과 감미료로 달달한 막걸리에 익숙한 이들에게 전통 누룩 특유의 시큼한 맛이 익숙치 않다는 것. 흔히 입국, 개량누룩이라고 부르는 입국은 공장에서 대량생산한다. 손쉽게 균일한 맛을 내는 것은 장점이지만, 대신 어디서 술을 빚었던 간에 맛이 획일적이다. 다만 어느 제품이 더 달고, 덜 달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반면 전통방식으로 띄운 누룩은 공기 중의 다양한 미생물, 곰팡이 균들이 날아가 날씨와 습도 등 자연조건에 따라 자연스럽게 누룩에 흡착된다. 다양한 균이 많다는 것은 유산균 함량을 풍부하게 하며, 강한 신맛의 이유가 된다. 이것이 전통 누룩의 특징이자 매력이기도 하지만,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문대표는 막걸리에 대한 샘솟는 열정과 도전으로 행복해 보인다. “저는 물론이거니와 제 주변의 마니아들은 산미 있는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양조장을 몇 년 운영하다보니 제 철학대로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건강한 자연의 맛인 스테비아를 활용해서 산미를 잡고 자연스럽게 상큼한 단맛을 낸 막걸리 개발을 완료하고 조만간 출시 예정입니다.” 문대표는 젊은 감각의 새 제품 출시와 함께 현대적 자동화 생산시설과 제조 노하우의 강점을 살린 협업 제품으로도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얼마전 신세계 정용진 회장이 SNS를 통해 ‘용평에 와서 이 막걸리 한번 먹어봐라, 예술이다’라고 극찬한 ‘발왕산막걸리’나, 성시경이 참여했다고 화제를 모은 ‘경탁주’ 모두 기존의 양조장에서 위탁생산한 제품들. 이천미생막걸리를 만드는 그린피엠은 이미 레진코믹스의 유명 웹툰 ‘야화첩’과 협업한 막걸리, 그리고 롯데백화점과 넷플릭스와 협업한 ‘종이의집’ 막걸리 스페셜 패키지 등다수의 콜라보 막걸리 제품을 내놓은 전력이 있다. “흔히 OEM방식(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이라고 하지만, 저희의 경우는 정확히 ODM방식(제조업자 개발 생산)이 될 겁니다. 이미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막걸리에 대한 샘솟는 열정과 도전으로 이미 행복해 보이는 문대표이지만 소박한 꿈이 하나 더 있다. “양조장 주변에 땅이 좀 더 있습니다. 그곳에 풋고추 등 여러 농작물을 심어, 어르신들이 텃밭에서 맘껏 딴 안주와 막걸리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낭만과 추억의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집에 돌아갈 때 반값으로 파는 막걸리 한두병 사가시면 만족하구요.” 그러고 보니 시골서 어렵게 자란 두 친구의 괴짜 기질이 닮아 있다. 사재를 털어 모두가 드나드는 산에 황톳길을 일군 소주회사 대표, 도심의 지친 어르신을 위한 추억과 낭만의 무료 농원을 만들려는 막걸리회사 대표. 그렇게 좀 더 살맛나고 술맛나는 세상이 만들어진다.
    • 술 이야기
    2025-05-01
  • 여성작가 7인의 '소주 한 병'
    ‘소주한병’은 문학 결사체다. 일곱 명 프로페셔널 소설가들의 모임이다. 동호인이라고 하기에는 결합의 강도가 조금 세다. 멤버 중에는 아직 시집살이하는 며느리도 있고, 쌍둥이 손자 키우는 할머니도 있다. 나이는 의미가 없어 보인다. 올해로 이십년이 됐다. 멤버들은 한 명당 1년에 네 편의 작품을 발표해야 한다. 1년에 28편의 작품이 나오니 매월 2~3명의 작품에 대한 합평회를 한다. 작품을 발표하는 사람은 청문회 불려나온 증인처럼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험한 말이 오고 가는 모양이다. 규정을 한 번 어기면 1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작품을 못 써서 손해고 돈이 나가서 손해다. 그러니 악바리 소설가가 될 수 밖에 없다. ‘소주한병’은 소주 일곱 잔으로 분해되고 다시 한마음으로 결합한다. 일곱명 멤버가 아이슬란드 여행 갔을 때 유리공예로 만든 소주잔을 하나씩 샀다. 소주를 따르면 에메랄드 빛 호수가 되는 마법의 잔이다. 흔들릴 때 마다 한잔 씩 마시며 결기를 다진다. 그 술잔 속에 인생의 오후가 윤슬처럼 아름답다. 일곱 빛깔 무지개의 조화이들 7인이 소설과 맞짱 뜨며 지낸 세월이 무려 20년이다. 구자인혜, 김진초, 신미송, 양진채, 이목연, 이선우, 정이수(가나다 순), 일곱 잔 회원이 모여 소주 한 병이 되었다. 생김새도 성격도 사는 형편도 제각각이지만 이들이 만나면 일곱 빛깔 무지개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6인은 초창기 멤버 그대로고 한 자리만 몇 번 얼굴이 바뀌었다고 한다. 말 많고 시샘 많고 감정 기복 심한 여자들이 20년을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일단 예사롭지 않다. “문학은 극복되는 게 아니잖아요?”“오르면 오를수록 키가 커져 멀어지니 혼자는 지쳐서 못 갑니다. 우리처럼 같이 가야죠.” '소주한병'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굴포문학> 동인(지도교수 문광영/평론가‧전 경인교대 교수)이 모태였다. 여자로만 이루어진 굴포문학회는 작년에 이미 30년이 넘었다. 시, 소설, 수필, 아동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문학을 하는 굴포문학회에서 소설을 쓰거나 쓰고 싶은 사람이 따로 뭉쳐 합평회를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몇몇이 떨어져나가고 남은 사람이 7인이 2004년에 정식으로 '소주한병'을 결성했다고 한다. '소주한병' 창립 당시, 주축이 된 김진초‧이목연은 이미 소설가로 등단해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이었다. 앞선 이의 바통을 이어받아 '소주한병' 작가들 모두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소설가로 등단했다. 그렇게 도원결의보다 더 끈끈하게 뭉쳐서 올해 20년을 맞은 '소주한병'이다. 이들 일곱 명의 소설가는 오늘도 소설 창작의 활시위를 팽팽하게 당기며 창작에 집중한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합평 시간엔 어쩔 수 없는 압박에 시달리지만, 지난 20년간 한 번도 합평을 멈추지 않았으니 대단한 저력의 '소주한병'이라 하겠다. 일곱 작가가 20년간 출간한 개인 작품집으로는 김진초 작가의 소설집 10권을 비롯해 최소 소설집 3권에서 5권 이상은 출간했다. 뿐만 아니라, 문학상 수상도 풍성하다. 일곱명이 휩쓴 다양한 문학상작가 개인이 받은 여러 상 중에서 대표적인 수상 경력만 짚어봐도 인천시문화상을 받은 김진초 작가,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한 이목연 작가, 한올문학상을 수상한 신미송 작가, 인천문학상을 받은 양진채 작가, 동서커피문학상의 구자인혜 작가, 한국소설작가상을 공동수상한 정이수 작가와 이선우 작가 등 화려하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는 것이라 소설집을 발간하면 책담회를 갖는다, 작가와 독자의 만남의 시간이다. 개인적인 책담회에 '소주한병' 일곱 회원은 동지로 참석해 박수를 보낸다. 공동 소설집 발간기념으로 '소주한병' 전원이 무대 앞에 자리를 잡은 적도 있다. ‘2015년 유네스코 지정 책의 수도 인천’ 기념, 문학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인천을 소재로 한 테마 소설집 『인천, 소설을 낳다』를 '소주한병' 작가들이 공동 집필해 출간하고, 한국근대문학관에서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소주한병'이 공동 저자로써 소설집을 내기는 처음이었다. 이들은 이때 낸 공저 『인천, 소설을 낳다』로 의미있는 작업을 했다는 고무적인 평가를 받았다. '소주한병'의 은밀한 규칙은 소설 쓰기만은 아니다. 펜을 든 작가로 30여 개국 여행을 함께 했다. 함께 또 다르게 제각각의 오감으로 여행을 즐겼다. 연인과의 키스처럼 달콤하고, 관광객 인파 속에서 고독하고, 청춘이 드림카를 가진 듯 황홀하고, 어린아이로 천진하고, 가끔은 장기수처럼 막막하고, 이태백이 놀던 달에 소주잔 들고 합석하고, 그러다 질문하는 솔루션이 날카로워 어지럽고, 또 그러다 그린라이트에 설레도 보고, 측은지심에 가슴이 젖기도 하면서 비행기를 타고 내리고 했다. “우리 소주 일곱 잔이 모이면 못 할 게 없어요.”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소주한병'은 소설이야 당연하고, 인생길 동반자로 모험과 행복을 함께한다. “우리가 전생에 좋은 인연으로 잘 어울렸나 봐요.” 이 말 속에는 일곱 문우의 가슴에, 농작물을 가꾸는 정성으로 자주 발걸음하는 농부의 마음이 들어있다. 살피고 아끼고 나누고 함께하는 마음이, 이웃보다 혈육보다 더 온전히 안긴다. 그래서 보기 좋다. 앞으로도 계속 뜨거운 가슴으로 소주잔 부딪치며 즐비한 날들을 건강하게 동행하고 싶어지는 '소주한병'이라 하겠다.
    • 술 이야기
    2025-05-01
  • '부자 막걸리' 의령 '궁류양조장'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생가가 있는 경남 의령에 부잣길이 조성되어 있다. 인근에 자리한 궁류양조장 대표 이성숙씨는 시아버지의 대를 이어 막걸리를 빚고 있다. 여기서 ‘의령 부자 막걸리’가 나온다. 흔히 궁유 막걸리로 통한다. 부자 막걸리는 시아버지인 전병용씨가 1971년에 창업했고 이성숙씨가 가업을 이은 것은 2011년이다.“시집와서 만삭의 몸으로 양조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아버님이 두 달 전에 돌아가셨는데 그동안 자상하게 가르쳐줬어요.”이대표는 그동안 집에서 양조를 해오다가 최근 부지를 조성해 널찍한 양조장을 마련했다. 술 만드는 일에만 전념했는지 아직 명함도 없고 그 흔한 블로그나 홍보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이대표 한 명 뿐이다. 힘든 일은 남편이 출근 전 새벽에 나와 도와준다. 양조장 주변은 이대표가 농사짓는 논과 밭이다. 이 논에서 친환경 쌀을 재배해 막걸리 원재로 쓴다. 입국을 만드는 밀가루는 함양에서 수확한 우리밀이다. 밭에서 키우는 노란 국화는 이대표가 직접 만든 17도의 국화 명주로 탄생한다. 막걸리는 12도와 14도의 부자 명주를 생산한다. 술은 술 만드는 사람의 입맛을 반영하는 듯하다. 이대표는 막걸리 맛 감별사가 다 됐다. “제가 탄산 막걸리를 좋아하지 않고 달지 않는 막걸리를 좋아하다보니 점점 이런 막걸리가 나오더군요. 술은 온도가 중요해요. 온도를 못맞추면 균이 죽거나 산패해서 버려야 하죠.”부자 막걸리는 온라인 유통망이 없어 직접 사러 가야 한다.부자 막걸리는 국산재료에 탄산과 감미료를 최소화시킨 순수 국산 막걸리다. 막걸리는 일주일 만에 숙성이 되지만 명주는 저온상태에서 3~8개월을 숙성시켜야 한다. 부자 막걸리는 의령의 명주로 알려져 있지만 술맛을 아는 사람들에 의해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막걸리는 빚을 때 발효를 시키기 위해 첨가되는 것이 누룩이다. 곡물 반죽에 누룩곰팡이를 띄운 것이다. 이 누룩의 종류에 따라 막걸리 맛의 차이가 생긴다. 신맛과 단맛만으로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생막걸리의 경우 효모균의 발효가 지속되므로 갈수록 신맛이 더해진다. 현재는 살균 기술로 어디서나 같은 맛을 맛볼 수 있는 막걸리가 유통되고 있다. 이대표는 이제 맛과 향이 살아있는 막걸리 명인으로 탄생 중이다.
    • 술 이야기
    2025-05-01
  • 우리술의 장인, 성대용 단양양조장 대표
    충북 단양의 단양양조장에는 일제시대 때 만든 조선 항아리 속에 막걸리가 익어간다. 380리터 짜리 항아리 속으로 가까이 다가가면 술익는 향기가 피어오르고 봄비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쌀과 물과 누룩이 발효되면 알코올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위로 뜨고 탄산가스를 내보낸다. 탄산 맛을 강하게 하기 위해 일부러 탄산가스를 집어넣은 막걸리도 있다. 숙성의 정도에 따라 소리가 다르다. 보슬비 내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소낙비 떨어지는 소리도 들린다. 어떤 때는 천둥번개가 치는 소리도 들린다. 술익는 소리가 무척 리드미컬하다. 술 빚는 사람이 최적의 조건을 맞추어 재료를 항아리에 넣으면 술의 깊은 맛은 신의 조화처럼 보인다. 숨쉬는 항아리에서 빚은 술과 스테인레스 통에서 익은 술은 그 소리부터 다르고 거품의 크기도 다르다. 성대용 대표는 이제 막걸리 익어가는 소리만 들어도 그 맛의 깊이를 감지할 정도가 됐다. 그가 항아리 막걸리를 고집하는 이유다. “쌀 막걸리는 10일 정도 숙성으로 완성됩니다. 찹쌀 막걸리는 21일 정도 숙성을 시켜요. 고형물이 옛날 가양주처럼 가라앉아요. 윗물만 떠서 병에 담으면 청주처럼 맑은 프리미엄 막걸리가 나오죠. 이런 막걸리는 숙취가 없어요. ”성대표는 찹쌀 막걸리를 빚을 때 쌀과 찹쌀을 섞어서 시루떡처럼 만들어 넣으면 술이 부드러워 목넘김이 좋다고 한다. 단양양조장은 성대표의 어머니 조옥환 여사가 기존의 양조장을 인수해 1986년에 재창업을 했다.만석꾼 가문인 성씨 집안과 연을 맺어 전통적으로 술을 빚던 집안 내력대로 막걸리를 만들었다. 성대표가 양조장을 물려받은 것은 2008년부터다. “서울에서 대학을 마치고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너 안내려오면 이거 팔아버린다’고 하는 바람에 고향으로 내려와 양조장 사업을 시작했어요. 이명박 대통령 때 막걸리 붐이 일어나 기대를 많이 했죠. 그때부터 막걸리 공부를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폐터널을 술 저장고로 활용해 술맛을 숙성시킨다. 술맛은 좌우하는 것은 균 자체를 발효시키는 주모(酒母)라고 할 수 있다. 입국실에서 이것을 발효시킨다. 입국 만들기가 까다롭다보니 대부분의 양조장에서는 입국을 외부에서 사다 쓴다. 입국을 만들려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하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 줘야 한다. 이게 힘들어서 쌀 불린 것을 사다가 물을 붓고 입국을 넣어 막걸리 키트처럼 만드는 양조장도 많다. 성대용 대표는 쌀을 쪄서 시루떡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그 안에 균 배양을 한다. 그 배양균을 항아리에 넣고 밥을 넣어주는 과정을 거친다. 과거에 이 작업을 손으로 했다면 요즘은 컴퓨터로 온도와 습도를 맞춘다. “저는 기계로 안하고 되도록 다 손으로 해요. 이게 손맛이죠. 기계로 하면 기계맛 아닙니까. 입국실도 제국기라는 기계를 사용하곤 하는데, 저는 과거 방식대로 하고 있어요. 식약청 관계자가 나와서 보더니 여기를 근대사 박물관이라 해도 문제가 없겠다고 하더군요.그런데 이렇게 하면 생산량이 적어 돈 벌기 힘들어요.”단양양조장에서 빚는 막걸리폐터널을 활용한 저장 동굴이 맛이 알려진 탓에 타지역에서 대리점 가입을 원하지만 성대표는 온라인 판매나 전화주문만 받는다고 한다. 가능하면 단양 지역의 명주로서 위치를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성대표의 술공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스코틀랜드의 스카치위스키 양조장, 주국의 마오타이 양조장, 일본의 아와모리 소주까지 해외의 유명한 양조장을 견학했다. 좋은 막걸리에서 좋은 약주가 나오고 좋은 증류소주가 나온다. . “막걸리에 대한 지금의 관심 그 다음은 우리의 증류소주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양조장일 틈틈이 열심히 소주를 만들어 다양한 방식으로 숙성시키고 있습니다.”그 공간이 바로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에 있는 폐터널을 이용한 동굴이다. 성대표는 주류의 숙성에 동굴만한 게 없다는 것을 알았다. 마침 수자원공사에서 폐터널을 매각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경매에 응해 낙찰받았다. 성 대표는 폭 5m, 길이 70m의 터널을 세 구역으로 나누고, 경매가의 몇배를 들여 주류 진열 및 숙성 저장고로 차근차근 만들어갔다. 성대표는 이 저장고를 자신만의 놀이터라고 생각한다. 그곳에서는 지금도 많은 술들이 버번 오크통에 담겨, 그리고 항아리와 스테인리스 수조에 담겨 세월을 숙성시키고 있다. 성대표의 호사스러운 취미 중 하나가 동굴에서 음악 듣기다. 음악을 들으며 그 자신도 술도 숙성되어 가고 있다.
    • 술 이야기
    202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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